판다와 비치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쉬다가 옆쪽으로 조금만 이동하다 보면 판타이 타나 바락이 나옵니다. 이곳은, 최근 발리 남부에 포토스팟으로 SNS에 많이 알려지고 있는 곳인데요. 저도 사진만 보고 이곳은 꼭 한번 들러보고 싶어서 무작정 스쿠터를 타고 찾아가게 되었습니다. 대중에 공개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아직은 유명한 관광지라고는 말하기 어렵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SNS를 통해 많은 관광객들이 이곳을 찾고 있습니다.

하얀 석회암절벽 사이로 열리는 붉은 대지의 신비, 판타이 타나 바락
판타이 타나 바락(Pantai Tanah Barak)은 발리 남부 부킷 반도에 위치한 해변으로, 최근 SNS를 통해 발리를 방문한 여행자들의 발길을 사로잡고 있는 곳입니다. 이곳의 이름인 '타나 바락'은 발리어로 '붉은 땅(Tanah: 땅, Barak: 붉은색)'을 의미하는데, 이는 해변으로 향하는 길을 만들기 위해 깎아낸 절벽의 단면이 독특한 붉은빛을 띠고 있기 때문입니다.
과거에는 거대한 석회암 절벽에 가로막혀 접근이 거의 불가능했던 비밀스러운 해변이었으나, 비치로 향하는 길을 만들기 위해 절벽을 깎아 도로를 내면서 지금의 장엄한 풍경이 완성되었다고 합니다. 양옆으로 수십 미터 높이의 거대한 절벽이 병풍처럼 서 있고, 그 좁은 틈새에 서있으면 마치 절벽이 쏟아져 내릴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요.
인간이 깍아서 만든 절벽과 그 사이로 깔린 아스팔트 도로, 그리고 그 뒤에 보이는 발리 남부의 바다가 절묘하게 섞여 발리에서만 느낄 수 있는 오묘한 느낌을 자아냅니다.
타나 바락은 2022년 12월에 공식적으로 대중에게 개방되었습니다.
발리 관광청 자료에 따르면 부킷 반도 일대 관광지 방문객 수는 2023년 이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타나 바락처럼 SNS를 통해 바이럴 된 신규 명소들이 방문객 유입을 견인하고 있습니다(출처: 발리관광청).
판타이 타나 바락으로 향하려면 셔틀버스를 타야 한다?
사실 사진만 보고서는 스쿠터를 타고 절벽사이로 들어가 사진촬영을 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곳으로 향하는 조그마한 터널 입구에서 지나치지 못하게 막고 있습니다. 바로 옆에 위치한 주차장에 스쿠터를 세우고 매표소에서 티켓을 끊어야 했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입장료가 아니라 왕복 셔틀버스 이용로였습니다. 왕복 셔틀버스 이용권은 25,000루피아이고, 생수 한 병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스쿠터 주차비는 5,000루피아가 별도였습니다. 만약 셔틀버스를 이용하지 않고 걸어가겠다라고 한다면 굳이 돈을 지불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거리는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편도로 약 1키로 정도됩니다.
티켓 구매 후 셔틀버스에 앉아 기다리면, 어느 정도 승객이 채워진 뒤 터널 안쪽으로 출발합니다. 막상 타고 가다 보니 사실 걸어서도 충분히 갈 수 있는 거리입니다. 그냥 발리에서의 시간이 아까워서 셔틀버스 비용을 지불하고 다녀오신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셔틀버스 하차 지점에서 돌아갈 때도 별도 탑승 절차가 없습니다. 그냥 하차했던 장소에서 기다리다 보면 셔틀이 와서 다시 태워 줍니다. 사람이 몰릴 때는 셔틀버스가 워낙 작아서 다음에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저는 셔틀버스보다 스쿠터를 타고 절벽 사이를 직접 달리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찍은 사진이 더 역동적일 것 같았거든요. 왜 스쿠터 진입을 막는 건지 처음엔 이해가 안 됐는데, 아마도 폭이 좁아서 너도 나도 스쿠터나 차를 가지고 와서 세워두면 다른 사람들에게 방해가 돼서 그런 것 같았습니다.

절벽 도로 포토스팟: 압도적인 스케일과 약간의 아쉬움
막상 도착해 보니 왜 SNS에서 이곳이 갑자기 유명해졌는지 바로 이해가 됐습니다. 좁은 통로 양쪽에 석회암 절벽이 수직으로 서 있고, 그 끝에서 에메랄드빛 인도양이 열리는 장면은 다른 나라에서는 한 번도 본 적 없는 광경이었습니다. 붉은 절벽, 검은 아스팔트 그리고 에메랄드 바다의 색이 오묘하게 섞이면서 사진을 찍는 순간 자연스럽게 작품이 됩니다.
다만 솔직히 말씀드리면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 워낙 많은 관광객이 동시에 이 좁은 절벽 사이에 몰려 있다 보니, 어떤 앵글에서 찍어도 배경에 사람이 걸리는 상황을 피하기가 거의 불가능합니다. 절벽 초입이 사진이 가장 잘 나오는 것 같긴 하지만 아쉬운 대로 천천히 안쪽으로 걸어가시면 사진촬영에 더 용이할 수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카메라 앵글을 최대한 낮춰 아래에서 위로 향하게 촬영하는 것이 사진이 잘 나온다고 합니다. 이렇게 하면 절벽이 하늘로 무한히 뻗어 나가는 듯한 느낌이 날 수 있기 때문이라는데요
만약 뜨거운 지열 위로 갑작스러운 빗방울이 떨어져 하얀 연무가 피어오르는 순간을 마주했다면, 그것은 하늘이 준 기회라고 합니다. 그런 순간을 마주한다면 절대 놓치시면 안됩니다.
인파를 최소화하려면 이른 오전에 방문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법입니다. 발리 관광 당국이 발표한 부킷 반도 주요 관광지 혼잡 시간대 데이터에 따르면 오전 10시 이전과 오후 4시 이후가 상대적으로 쾌적한 탐방이 가능한 시간대입니다(출처: Bali Tourism Board).
타나 바락은 관광지의 원래 목적이었던 해변 접근로보다, 절벽 도로 그 자체가 메인 콘텐츠가 되었습니다.
타나 바락은 극적인 지형과 색채를 가진 공간임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이곳의 목적은 단 하나, 사진을 찍기 위한 것입니다. 해변 자체가 수영이나 휴양을 즐기는 공간은 아닙니다. 절벽 사이를 구경하고, 사진 찍고, 셔틀버스 타고 돌아오는 게 전부입니다. 그 이상을 기대하고 가면 조금 허탈할 수 있습니다. 몇몇 아쉬운 점이 있긴 하지만 발리 남부를 여행 중이라면 옆에 위치한 판다와 비치에서 쉬면서 한번 방문해 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이 정도 스케일의 절벽 도로를 걸어볼 수 있는 곳이 세계 어디에 또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