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키호르, 필리핀 여행, 보홀 여행, 동남아 이색 여행지, 스쿠터 렌트, 캄부가하이 폭포, 시키호르 가는 법
저는 보홀에서 배를 타고 시키호르로 넘어갔던 경험이 있습니다. 솔직히 세부보다 보홀에서 출발하는 게 훨씬 가깝다는 걸 현지에서 알았는데, 이게 생각보다 큰 차이더라고요. 보홀 본섬 항구에서 시키호르까지는 배로 1시간 30분 정도면 도착하는데, 많은 분들이 세부 기준으로만 알고 계셔서 이동 계획을 세우실 때 보홀 루트도 한 번쯤 고려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보홀에서 시키호르로 가는 실제 이동 경로
시키호르는 필리핀 비사야 제도(Visayas)에 속한 섬으로, 세부나 보홀에서 페리로 접근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비사야 제도란 필리핀 중부에 위치한 섬 군집을 의미하며, 세부·보홀·네그로스·레이테 등 주요 관광 섬들이 모두 이 지역에 포함됩니다
제가 직접 이동했던 루트를 말씀드리면, 보홀 팡라오 국제공항에 도착한 뒤 본섬 항구로 이동해야 하는데 이 부분이 약간 번거로웠습니다. 공항이 있는 팡라오 섬과 보홀 본섬을 연결하는 다리 근처에 항구가 있어서, 택시나 트라이시클(필리핀식 삼륜 오토바이)을 타고 20~30분 정도 이동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세부에서 시키호르로 가는 루트가 더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 보홀 루트를 선택하면 뱃길 거리가 더 짧습니다. 제 경험상 보홀에서 출발하는 페리는 하루 3회 운항하는데, 성수기에는 예약이 빨리 차니 미리 확인하시는 게 좋습니다. 페리 요금은 편도 기준 약 26000원 수준이었고, 배 안은 생각보다 쾌적했습니다.
보홀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1박 2일 정도 시키호르를 추가하는 방식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최소 2박은 해야 섬의 분위기를 제대로 느낄 수 있다고 봅니다. 하루는 이동과 적응에 쓰이고, 실제로 여유롭게 돌아볼 시간은 생각보다 부족하거든요.
시키호르 핵심 및 숨겨진 관광명소
- 캄부가하이 폭포 (Cambugahay Falls)
시키호르에서 가장 상징적인 명소입니다. 3단으로 구성된 계단식 폭포로, 보석 같은 에메랄드빛 천연 수영장이 매력적입니다.
현지 가이드들의 도움을 받아 즐기는 '타잔 로프 스윙'이 백미입니다. 덩굴이나 로프를 잡고 폭포 속으로 뛰어드는 짜릿한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 피토고 클리프 네이처 파크 (Pitogo Cliff Nature Park)
깎아지른 듯한 절벽과 끝없이 펼쳐진 푸른 바다를 한눈에 담을 수 있는 곳입니다. 2026년 현재도 여행객들 사이에서 절경으로 꼽히는 포인트입니다.
약 60피트(약 18m) 높이의 절벽 다이빙 스폿으로 유명하며, 최근에는 드론 촬영 서비스를 통해 인생샷을 남기려는 관광객들이 많이 찾습니다.
- 루그나손 폭포 (Lugnason Falls)
'조디악 폭포(Zodiac Falls)'라고도 불리는 이곳은 캄부가하이보다 한적하고 여유로운 분위기를 선호하는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주변에 12개의 작은 폭포들이 별자리 이름을 따서 흩어져 있으며, 정글 속에 숨겨진 비밀스러운 수영장 같은 느낌을 줍니다. 수심이 깊어 다이빙하기에도 좋습니다.
- 피송 뷰포인트 (Pisong View Point)
시키호르의 고지대에 위치해 섬 전체의 전경과 해안선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입니다.
바이크를 타고 해안도로를 따라 올라가는 드라이브 코스가 일품이며, 맑은 날에는 이웃 섬인 보홀까지 보일 정도로 탁 트인 파노라마 뷰를 자랑합니다.
- 툴라포스 해양 보호구역 (Tulapos Marine Sanctuary)
시키호르에서 가장 풍부한 수중 생태계를 만날 수 있는 스노클링의 성지입니다.
수백 마리의 바라쿠다 떼를 볼 수 있는 것으로 유명하며, 운이 좋으면 잭피쉬, 거북이, 그리고 작은 블랙팁 상어까지 만날 수 있는 스노클러들의 낙원입니다.
시키호르에서 스쿠터 렌트하고 해안따라 여행하기
항구에 도착하자마자 저는 바로 스쿠터를 렌트했습니다. 한국 운전면허증만 있으면 렌트가 가능한데, 국제면허증(IDP)이 있으면 더 좋습니다. 하지만 시키호르 같은 작은 섬에서는 한국 면허증만 혹은 여권만으로도 렌트가 가능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렌트 비용은 하루 기준 300~500페소 (약7,000원에서 12,000원) 정도였고, 보증금으로 여권 사본이나 현금을 맡기는 방식이었습니다. 스쿠터 상태는 대부분 양호한 편이었지만, 출발 전에 브레이크와 라이트를 꼭 점검하시길 추천합니다. 섬 안에는 가로등이 거의 없어서 밤에는 정말 깜깜하거든요.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남서부 해안, 특히 산후안(San Juan) 지역에 숙소를 잡습니다. 이곳은 리조트와 식당이 밀집되어 있고, 캄부가하이 폭포나 살라그둥 비치 같은 유명 명소와도 가깝습니다. 그런데 저는 일부러 동쪽 해안으로 향했습니다. 관광객이 적은 곳을 찾아다니는 게 제 여행 스타일이기도 하고, 숨겨진 스팟을 발견하는 재미를 좋아하거든요.
동쪽 해안은 정말 조용했습니다. 밤 8시만 넘어가도 대부분의 식당이 문을 닫았고, 편의점조차 찾기 힘들었습니다. 이런 점은 불편할 수도 있지만, 저에게는 오히려 매력적이었습니다. 아무 해변에나 스쿠터를 세우고 내려가면 그곳이 바로 제 개인 비치가 되는 느낌이었거든요. 스노클링 장비만 챙겨가면 언제든 바다에 뛰어들 수 있었고, 물속 가시거리(수중 시야 거리)는 10~15m 정도로 정말 맑았습니다.
필리핀 음식은 다른 동남아 국가에 비해 향신료 사용이 적은 편입니다. 태국이나 베트남처럼 고수나 레몬그라스를 많이 쓰지 않아서, 한국인 입맛에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었습니다. 특히 시키호르에서는 신선한 해산물 그릴 요리를 저렴하게 즐길 수 있었습니다.
시키호르는 아직 한국인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보물 같은 섬입니다. 제가 머물던 기간 동안 한국인은 거의 만나지 못했고, 대부분 유럽이나 호주에서 온 여행자들이었습니다. 덕분에 한국어 서비스는 거의 기대할 수 없었지만, 그만큼 현지 분위기를 온전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영어로 기본적인 의사소통만 가능하면 크게 불편한 점은 없었습니다.
시키호르 여행을 계획하신다면 보홀을 경유하는 루트를 추천드립니다. 세부에서 직접 가는 것보다 이동 시간도 짧고, 보홀의 초콜릿 힐이나 안경원숭이(타르시어) 투어까지 함께 즐길 수 있으니까요. 다만 항구 이동이 번거로울 수 있으니 이 부분만 미리 계획하시면 됩니다. 그리고 동쪽 해안처럼 덜 알려진 지역을 탐험하고 싶으시다면 스쿠터 렌트는 필수입니다. 자유롭게 섬을 누비며 나만의 숨은 스팟을 찾는 재미, 이게 바로 시키호르 여행의 진짜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