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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달랏 배낭여행 (슬리핑버스, 나이트마켓, 단따라폭포)

by unknowntrip 2026. 4. 4.

베트남 여행이라면 덥고 습하다고 누구나 생각합니다. 그런데 에어컨 없이도 시원하게 여행을 할 수 있는 도시가 베트남에 있습니다. 바로 한국인들에게 꽤 알려진 해발 1,500m 고원에 자리한 달랏입니다. 1년 내내 18~25도를 유지하는 이 도시를, 제가 직접 2박 3일 머물며 느낀 이야기를 풀어보겠습니다.

달랏 나이트마켓

사진출처 : UnsplashTien Vu Ngoc

슬리핑버스로 달랏에 닿기까지, 낭만과 현실 사이

호치민에서 달랏까지는 약 300km 거리입니다. 많은 여행자들이 비행기 대신 슬리핑버스를 선택하는데,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니라 그 자체가 여행의 일부가 된다는 게 이 버스의 매력입니다.
재정적으로 여유가 많지 않은 배낭여행객들의 경우, 이동도 하면서 버스에서 1박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저는 밤 11시쯤 호치민에서 탑승했습니다. 최근에는 1인용 커튼이 달린 캐빈형 버스가 대세입니다. 마치 비행기 비즈니스 클래스처럼 누워서 이동할 수 있어 장거리 피로가 훨씬 덜합니다.

문제는 도착 시각이었습니다. 오전 6~7시 도착을 예상했는데, 실제로는 새벽 5시가 조금 넘은 시각에 낮선 도로에 내려줬습니다. 날은 아직 어둡고 공기는 차가웠습니다. 달랏은 고원 지대 특성상 새벽 기온이 꽤 쌀쌀한데, 예약한 숙소에 얼리체크인을 시도하기도 애매한 시간이었습니다. 저렴한 숙소였기에 카운터가 24시간 운영하지도 않았기에 새벽 5시는 아무리 협조적인 숙소라도 요청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결국 저는 짐을 끌고 호수쪽으로 걷기 시작했습니다. 예상과 달리 새벽부터 호숫가에서 운동하는 현지인들이 꽤 많았습니다. 달랏 사람들의 새벽 활력이 묘하게 반가웠습니다. 날이 밝은 후 근처 로컬 식당에서 따뜻한 쌀국수 한 그릇을 먹고, 오전 8시쯤 숙소로 향해 얼리체크인에 성공했습니다.

슬리핑버스를 계획 중이라면 이 점을 미리 준비하시길 추천합니다.

  • 예약은 'Vexere' 앱에서 미리 좌석을 지정해두세요. 멀미가 걱정된다면 앞쪽 하단 좌석을 선점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 에어컨이 강하게 나오므로 얇은 겉옷은 필수입니다.
  • 예상보다 1~2시간 일찍 도착할 수 있으니, 미리 준비하셔야 합니다. 얼리체크인이 되는지 확인해 보시고 정 안된다면 1박을 더 예약하시길 추천드립니다.

나혼자산다 팜유 원정대가 누빈 달랏 나이트마켓

달랏 나이트마켓을 빼놓고 달랏을 이야기하기는 어렵습니다. 나혼자산다 방송이후 팜유 원정대가 이곳을 누비며 보여준 '먹방'이 화제가 된 이후, 한국인 관광객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마켓에서 꼭 먹어봐야 할 것이 있다면 반짱느엉입니다. 라이스페이퍼 위에 달걀, 파, 소스 등을 올려 숯불에 구운 베트남식 길거리 피자를 말합니다. 바삭한 식감과 고소한 향이 기대 이상이었고, 거기에 아티초크 차 한 잔을 곁들이면 달랏의 밤이 완성됩니다.

그런데 솔직히 한 가지는 말씀드려야 합니다. 나이트마켓 일대는 달랏이 현지인들에게도 허니문 성지이자 유명 관광지이기 때문에 사람이 정말 많습니다. 저녁 시간대에는 움직이기가 버거울 정도입니다. 좁은 시장 골목에 수만 명의 인파가 몰리다 보니, 내가 걷는 것이 아니라 인파에 휩쓸려 떠내려가는 기분을 느끼게 됩니다. 팜유 원정대처럼 여유롭게 앉아 음식을 음미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입니다. 유명한 맛집 앞은 이미 인산인해라, 줄을 서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인내심이 필요합니다.

가장 예상치 못한 복병은 바로 달랏의 지형입니다. 달랏은 평탄한 도시가 아닙니다. 시내 전체가 굴곡진 경사지로 이루어져 있어, 나이트마켓 주변 역시 끝없는 계단과 가파른 언덕의 연속입니다.
시장을 구경하며 가볍게 산책할 생각으로 나섰다가는 금세 종아리가 팽팽해지는 경험을 하게 될 겁니다. 가벼운 슬리퍼보다는 쿠션감 좋은 운동화를 신고 다니시길 추천드립니다.

숙소 주소 문제도 하나 언급해두고 싶습니다. 제가 부킹닷컴(Booking.com)을 통해 예약한 숙소가 실제 위치와 약 300미터가량 달랐습니다. 부킹닷컴이란 전 세계 숙소를 비교하고 예약할 수 있는 글로벌 OTA(온라인 여행사) 플랫폼입니다. 숙소 측에서 등록한 주소와 실제 입지가 다른 경우가 간혹 있으니, 체크인 전에 카카오맵이나 구글맵으로 정확한 위치를 미리 확인해두시길 권합니다.

크레이지 하우스

사진출저 : Pixabay로부터 입수된 용한 배님의 이미지 입니다.

달랏 시내부터 시외까지... 꼭 방문해야 할 관광지 및 이동수단

달랏 시내 관광만으로도 시간이 꽤 채워지지만, 달랏의 진짜 매력은 외곽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달랏 시내에서는 크레이지 하우스를 방문하시길 추천드립니다. '베트남의 가우디'라 불리는 건축가가 지은 기괴하고도 신비로운 건축물입니다. 구불구불한 계단과 동굴 같은 통로를 지나다 보면 마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된 기분을 느낄 수 있습니다.
달랏 시외 대표 관광지는 단따라폭포(Datanla Waterfall)와 달랏 기차역(Dalat Railway Station)입니다.

단따라폭포는 알파인 코스터(Alpine Coaster)로 유명한 곳입니다. 산악 지형의 레일 위를 카트를 타고 내려오는 스릴 액티비티로, 루지와 유사한 방식입니다. 수동으로 속도 조절이 가능하기 때문에 천천히 내려오면 가족 단위로도 즐길 수 있고, 속도를 높이면 꽤 짜릿한 경험이 됩니다. 숲속 레일을 가르며 폭포 아래까지 내려가는 구간이 압권이었습니다. 저는 루지를 타고 내려오다가 쓰고 있던 모자를 잃어버렸습니다. 생각보다 속도가 빠른 구간도 있기 때문에 소지품을 잘 챙기셔야 합니다.

달랏 기차역은 프랑스 식민지 시절에 건축된 베트남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 중 하나입니다. 노란색 외벽과 세 개의 첨탑이 어우러진 외관이 인상적이었고, 플랫폼에 전시된 클래식 증기 기관차 앞에서 찍은 사진은 제가 이번 여행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결과물이 됐습니다.

문제는 이동입니다. 단따라폭포와 달랏 기차역 모두 시내 중심에서 걸어서 가기 어려운 거리에 있습니다. 저는 스쿠터를 렌트해서 시내부터 시외까지 하루 종일 가고 싶은 곳을 마음껏 다니며 여행했습니다.
혼자 또는 둘이라면 스쿠터 렌트를 추천합니다. 골목 구석구석을 자유롭게 누빌 수 있고, 달랏의 언덕과 굽은 길이 오히려 드라이브 코스로 제격입니다.
반면 가족 단위나 짐이 많다면 프라이빗 택시를 하루 단위로 빌리는 것이 훨씬 편합니다. 이동 수단 하나가 여행의 피로도와 만족도를 꽤 크게 바꿉니다.


달랏은 2박 3일이면 핵심 코스를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도시입니다. 처음에는 나혼자산다 방송 때문에 반쯤 기대로 찾아갔는데, 막상 도착해보니 방송과는 다른 매력이 더 많은 곳이었습니다. 서늘한 공기, 꽃과 커피 향, 그리고 새벽 호숫가를 걷던 기억이 지금도 남아있습니다. 베트남 남부 루트를 계획 중이라면 달랏은 꼭 하루 이상 시간을 빼두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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