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직전에 소개해드린 누사렘봉안과 바로 옆에 붙어있는 섬!!
깎아지른 절벽 아래로 티라노사우루스의 머리를 닮은 기암괴석이 푸른 바다를 향해 돌진하는 듯한 풍경. 바로 발리 여행 숨겨진 인생샷을 찍을 수 있는, 누사페니다에 대해 이야기 해보려고 합니다.
발리 본섬의 세련된 비치클럽도 좋지만, 날 것 그대로의 거친 대자연을 마주하고 싶다면 잠시 시간을 내서 누사페니다를 방문해 보시는 것이 어떨까요??

-누사페니다 동부 다이아몬드비치-
누사페니다가 '발리의 와일드 웨스트'로 불리는 이유
누사페니다는 발리 남동쪽에 위치한 세 개의 섬(누사렘봉안, 누사세닝안, 누사페니다) 중 가장 큰 섬입니다. 이곳을 처음 방문한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건 압도적인 '규모감'입니다. 본섬이나 옆 동네 누사렘봉안과는 완전히 다른, 거칠고 웅장한 자연 경관이 펼쳴지죠.
섬 전체 면적은 약 202.84㎢로, 서울 면적의 약 1/3 수준입니다. 생각보다 훨씬 넓기 때문에 하루 만에 모든 곳을 돌아보기는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누사페니다를 제대로 여행하고 싶다면 최소 2박3일은 머무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서부 코스에 하루, 동부코스에 하루정도 투자한다면 누사페니다의 숨겨진 보물들을 경험하실 수 있습니다
'와일드 웨스트'라는 별명은 단순히 위치가 서쪽이라서가 아닙니다. 미국의 개척 시대 서부처럼 도로 포장 상태가 불완전하고, 관광 인프라가 본섬만큼 발달하지 않았다는 의미입니다. 2026년 현재도 섬 곳곳에는 비포장도로가 남아 있고, 북부 관광지를 벗어나면 데이터 신호가 잡히지 않는 구간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런 불편함이 오히려 섬의 순수한 자연을 지키는 방패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본섬처럼 리조트와 빌라가 빼곡하지 않고, 절벽 위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인간의 손때가 덜 묻어 있습니다.
또 하나 흥미로운 점은 누사페니다가 발리 본섬과 달리 이슬람교의 영향력이 더 강하다는 겁니다. 발리는 대부분 힌두교 신자인 반면, 누사페니다는 이슬람교도 비율이 높아습니다. 종교적 배경이 다르다 보니 섬 전체의 분위기도 본섬과는 사뭇 다릅니다.
누사페니다로 가는 배편 : 네 가지 경로와 실전 팁
누사페니다는 발리 본섬뿐 아니라 주변 섬들에서도 접근할 수 있어, 여행 동선에 따라 이동 경로를 유연하게 짤 수 있습니다. 저는 사누르에서 출발했지만, 상황에 따라 다른 경로를 선택하는 게 더 효율적일 수 있습니다.
- 사누르 항구 출발 (가장 대중적)
사누르는 누사페니다행 스피드보트가 가장 많이 출발하는 항구입니다. 발리의 대표적 관광지인 꾸타비치와 세미냑에서 쉽게 이동할 수 있고 현대적인 신축 터미널이 완비되어 있어 대기 환경이 쾌적합니다. 다양한 회사들이 운행을 하고 있어 배편도 다양합니다. 소요 시간은 약 45분에서 1시간 정도입니다. 성수기에는 최소 1시간 전에 도착하는 걸 추천합니다.
- 빠당바이 공영 페리
주로 우붓을 여행하다가 이동하는 관광객이나 현지인들이 주로 이용합니다.
소요 시간은 약 1시간 30분에서 2시간 정도로 스피드보트보다 조금 더 걸리지만, 비용이 가장 저렴해 배낭여행자들에게 아주 경제적인 대안입니다.
- 누사렘봉안에서 보트 (최단 거리)
만약 누사렘봉안에 머물고 있다면 이동은 훨씬 간단합니다. 두 섬을 잇는 옐로우 브릿지 근처에서 수시로 작은 보트가 운행되고, 약 15~20분이면 누사페니다 선착장에 도착합니다. 별도 예약 없이 현장에서 바로 탈 수 있습니다
- 길리섬/롬복에서 직행 (시간 절약형)
롬복 출발 후 길리 트라왕안, 길리 메노, 길리 에어를 거쳐서 발리로 돌아오는 스피드보트 중 상당수가 누사페니다를 경유합니다. 약 2시간 정도 걸리지만, 본섬을 거치지 않고 바로 섬 대 섬으로 이동할 수 있어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습니다.
여행 코스 - 서부 코스 vs 동부 코스, 어디를 먼저 가야 할까
누사페니다는 워낙 넓어서 보통 서부(West)와 동부(East) 코스로 나눠 여행합니다. 시간이 하루밖에 없다면 서부를, 1박 이상 머문다면 동부까지 정복하는 걸 추천합니다.
- 서부 코스 — 압도적인 절벽 뷰
서부의 핵심은 단연 클링킹 비치(Kelingking Beach)입니다. 티라노사우루스 머리를 닮은 기암괴석이 바다를 향해 뻗어 있는 모습은 사진으로 봤을 때도 압도적이지만, 실제로 보면 말문이 막힙니다. 클링킹 비치에서 보는 일몰은 단순히 해가 지는 풍경을 넘어, 장엄한 대자연이 선사하는 가장 거대하고 황홀한 광경입니다.
클링킹에서 차로 10분 거리에는 브로큰 비치(Broken Beach)와 엔젤 빌라봉(Angel's Billabong)이 있습니다. 브로큰 비치는 바다 위에 거대한 아치형 바위가 무너져 내려 만들어진 천연 항구인데, 오랜 시간 파도와 풍화 작용으로 자연적으로 형성된 지형을 의미합니다.
엔젤 빌라봉은 바로 옆에 위치한 천연 인피니티 풀입니다. 절벽 사이로 바닷물이 들어와 만들어진 얕은 웅덩이인데, 파도가 잔잔한 날에는 발을 담그고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 동부 코스 (The Hidden Gem) — 인스타그램 성지
동부의 하이라이트는 다이아몬드 비치(Diamond Beach)입니다. 다이아몬드 비치는 2026년 현재도 인스타그램에서 가장 핫한 장소 중 하나인데, 깎아지른 절벽을 깎아 만든 하얀 계단과 뾰족한 암석이 어우러진 풍경이 압권입니다. 계단을 내려갈 땐 경사도가 상당히 심합니다. 내려갈때는 괜찮지만 올라올 땐 상당히 힘들 수도 있습니다.

스쿠터 vs 프라이빗 카, 어떤 교통수단을 선택할까
누사페니다에서 가장 고민되는 건 교통수단입니다. 본섬처럼 일반 택시가 없기 때문에, 프라이빗 차량 투어를 하거나 직접 스쿠터를 빌려야 합니다. 가족 단위 여행자라면 프라이빗 차량 투어가 안전하고 편리하지만, 개인이나 커플, 친구들과 여행한다면 스쿠터를 강력히 추천합니다.
- 스쿠터의 압도적인 장점 세 가지
첫째, 숨겨진 여행지까지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프라이빗 투어는 정해진 코스만 돌지만, 스쿠터를 빌리면 구글 맵에서 우연히 발견한 작은 해변이나 전망대까지 즉흥적으로 갈 수 있죠. 내륙지역으로 들어가다보면 관광객은 찾아보기 힘들고 현지인들이 주로 거주하는데 숨겨진 뷰포인트가 많습니다.
둘째, 비용이 월등히 저렴합니다. 프라이빗 차량 투어는 하루 기준 약 60만 ~ 80만 루피아(약 5만 ~ 7만 원) 정도인데, 스쿠터 렌트는 하루 약 10만 ~ 12만 루피아(약 9천 원 ~ 11000원)면 충분합니다. 업체가 많기 때문에 협상을 하면 대여일수에 따라 더 할인받을 수 있습니다.
셋째, 비포장도로에서의 기동성입니다. 차는 들어가기 힘든 좁은 골목길이나 급경사 언덕도 스쿠터라면 쉽게 올라갈 수 있습니다. 특히 동부 코스 쪽은 도로 상태가 서부보다 더 거칠어서, 스쿠터의 장점이 극대화됩니다.
- 단, 스쿠터 여행 시 반드시 주의할 점
- 스쿠터 운전 경험이 충분해야 합니다. 비포장도로와 급경사가 많아 초보자에게는 위험합니다.
- 데이터가 잘 터지지 않는 구간이 많아 오프라인 지도를 미리 다운로드해야 합니다.
- 햇볕이 강하니 자외선 차단제와 긴팔을 꼭 챙기세요. 저는 반팔만 입고 다녔다가 팔이 완전히 그을렸습니다.
- 헬멧은 필수입니다. 현지 경찰 단속은 보통 단속하지 않지만, 무엇보다 안전을 위해 꼭 착용하세요.
누사페니다에서 한국인 관광객은 본섬에 비해 확연히 적고, 대신 유럽과 호주 여행자들이 많습니다. 누사페니다는 아직 한국인들 사이에서 덜 알려진 편이라, 오히려 현지의 순수한 느낌을 더 많이 느낄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솔직히 누사페니다는 하루 만에 다 보기엔 아쉬운 섬입니다. 만약 시간이 허락한다면 최소 2박 3일 일정으로 천천히 섬을 즐기는 걸 추천합니다. 색다른 발리를 경험하고 싶다면, 세련된 북부 해변 대신 거친 대자연이 살아 숨 쉬는 누사페니다로 떠나보세요. 절벽 끝에서 마주한 그 풍경은 분명 당신 인생 최고의 여행 사진이 될 겁니다.